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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영암사지(陜川靈巖寺址)

도랑도랑 2015. 6. 30. 23:50

 

 

합천영암사지(陜川靈巖寺址) / 사적 제131호
경상남도 합천군 가회면 둔내리에 있는 신라시대의 절터.

 

사적 제131호. 지정면적 3,812㎡. 해발 1,103.5m의 황매산(黃梅山) 남쪽 기슭에 있는 이 절은 그 정확한 창건연대가 알려져 있지 않으나, 고려 때인 1014년(현종 5)

에 적연선사(寂然禪師)가 이곳에서 83세로 입적하였다는 기록이 있어, 그 이전에 세워졌던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1984년 동아대학교 박물관에서 절터의 일부를 발굴, 조사하여 사찰의 규모를 부분적으로 밝히게 되었다. 조사된 건물터로서는 불상을 모셨던 금당(金堂)·서금당

(西金堂)·회랑(回廊) 기타 건물지가 확인되어, 당시의 가람규모를 파악하게 되었다.


특히, 금당은 개축 등 3차례의 변화가 있었음이 밝혀지기도 하였다. 절터에는 통일신라시대에 만든 영암사지쌍사자석등(靈巖寺址雙獅子石燈, 보물 제353호)이

있다. 이 석등은 1933년 일본인들이 불법반출하는 것을 마을사람들이 제지하여 가회면 사무소에 보관해오던 것을, 1959년에 면민들이 절터에 암자를 세우고

다시 원위치로 이건하였다.


이 밖에 높이 약 4m의 삼층석탑(보물 제480호)과, 비록 비는 없어졌지만 통일신라시대 말기 형식의 귀부(龜趺, 보물 제489호) 2기가 서금당지의 좌우에 남아 있다.

 

그리고 건물의 초석, 즉 당시의 건물축대석이 잘 남아 있으며, 발굴결과 통일신라 말에서부터 고려시대에 걸친 각종 기와편 등이 다량 출토되었고, 특히 출토유물

가운데 높이 11㎝의 금동여래입상(金銅如來立像) 1점은 8세기경의 제작으로 판단되고 있어, 이 절의 창건연대를 고찰하는 데 도움을 주고있다.

 

 

 

 

 

 

영암사지 금당의 중심에는 연화대와 본존불을 모셨던 흔적인듯 사각형의 받침돌 형태를 한 석부재들이 남아있다. 이 절의 중심이 어딘가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지표인 샘이다. 땅바닥에 묻혀있고 낮은 기단을 구성하는 석부재 속에도 조각들은 아직 살아 숨쉬고 있는듯한 느낌을 준다. 사방을 둘러 가며 작은 안상을 새겨

놓고 그 속에 비천상이나 팔부중상을 닮은 조각들을 새겨 놓았는데  이 정도라면 사라져간 흔적없는 구조물의 모습과 세련됨을 짐작할 수 가 있기도하다.

 

 

 

정사각형에 가까운 영암사지 금당터는 규모가 그다지 크지는 않은듯 하다. 고려시대까지 금당은 본존불만 안치될 뿐 다른 구성 요소를 일체 배제 한데다 금당

안에서 집단적인 의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금당의 공간이 클 필요는 없었다고 한다. 대개는 조선시대 부터 금당이 커지고 행사를 본존불 앞에서 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대웅전등으로 불리어지게 되었다고 한다.

 

 

 

 

영암사지 금당터는 사방이 소통되어 있는 개방형 구조를 가지고 있다. 어느 곳에서든지 본존불을 볼 수 있도록 사방에 계단을 두고 있는 것이다. 금당에 오르기

까지 네 칸의 높지 않은 계단을 오르면 되는데 계단마다 소맷돌을 만들어두었고 남쪽 정면의 계단 가운데는 오르는 길과 내려오는 길을 구분할 수 있도록 구름

문양이 새겨진 경계석까지 있다.

 

 

 

 

 

소맷돌은 세월에 깎이고 닳아져서 문양이 다소 흐릿해져 있었지만 통 돌을 파서 만든

가릉빈가가 새겨져 있는데, 이 절터에서 보이는 특징적인 매력의 하나 이기도 하다.

 

가릉빈가(迦陵頻伽)

가릉빈가는 범어인 갈라빈카(Kalavinka)를 한자로 번역한 것으로 줄여서 ‘빈가조(頻伽鳥)’라 부르기도 한다. 이 새는 불경에 나타나는 상상의 새로 극락에 깃들여

산다고 하는데, 그 형상은 인두조신상(人頭鳥身像)을 나타낸다. 이 신조(神鳥)는 “자태가 매우 아름다울 뿐 아니라 소리 또한 아름답고 묘하다”하여 묘음조

(妙音鳥), 호음조(好音鳥). 미음조(美音鳥)라고도 하며, “극락에 깃들어 산다”고 하여 극락조(極樂鳥)라고도 부른다.

 

그 형상을 살펴보면, 머리와 팔 등 상체는 사람의 형상을 하였고, 머리에는 새의 머리깃털이 달린 화관(花冠)을 쓰고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이다. 그 반인반조상

(半人半鳥像)은 전설에 의하면 인도의 히말라야 산기슭에 산다고 하는 불불조(bulbul鳥)라고 하는 공작새의 일종이라고 한다.

 

 

 

 

 

 

 

 

금당지 앞 쌍사자석등 축대 양옆으로 앙증맞은 무지개돌계단이 설치되어 있다. 화강암을 통째로 깎아 만들었다니, 우리 선조의 석공기술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계단을 오르게 되어 있어 옆으로 뉘어 보면 무지개다리모양을 하고 있다. 다리는 한 영역에서 다른 영역을 연결하기도 하고 구분하기도 하는것이다. 이 계단에

서는 순간 차안의 세계에서 피안의 세계, 부처님의 세계로 들어서기 전에 갖추어야 할 숭고하고 엄숙한 마음가짐이 저절로 생기게했을것이다. 돌계단은 발바닥에

반만 걸칠 수 있도록 작게 만들어졌는데, 이 계단에 발을 디디면 어깨가 웅크려지고 몸이 앞으로 저절로 숙여진다.
절에서 대웅전 영역에 들어가려면 키 작은 누각 밑을 통과하여 몸을 숙여야 하듯이 부처님의 세계로 들어가려면 몸을 낮추어 겸손한 마음으로 들어가야 함을 자연

스럽게 깨닫도록 만들어졌을지도 모른다.

 

 

 

 

 

 

 

 

 

 

 

 

 

 

 

 

 

 

 

 

 

 

 

 

 

 

 

 

 

                                                                                                                                                     촬영일: 2015년 06월 29일(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