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정(溪亭)
조선 중종 때의 문신 회재(晦齋) 이언적(李彦迪)이 말년을 보낸 독락당(獨樂堂:보물 제413호)의 부속 건물로,
경상북도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에 있다. 독락당을 건립한 다음 해인 1533년에 완공되었으며, 일명 양진암(養眞庵)이라고도 한다. 계곡 위 암반 위에 자리하여 주변 경관이 아름답다. 당내에는 석봉(石峯) 한호(韓濩)가 쓴
'계정(溪亭)'이라는 현판과 퇴계(退溪) 이황(李滉)이 쓴 편액들이 걸려 있다. 정자의 좌우에는 이언적이 심었다는 중국주엽나무(천연기념물 제115호)와 제자인 협천군수 권덕인이 심었다는 은행나무 노거수가 있다.
계정아래 계곡 주변은 수 없이 지나다녀 보았지만 그러고 보면 아직 제대로 독락당의 내부를 구경 해 본적은
없는것 같다. 그도 그럴것이 아무리 문화재라고는 하지만 이곳 역시 종가의 후손들이 살고있는 집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날 역시 마찬가지였다. 대문 앞에는 공사중이니 출입을 삼가해 달라는 안내판이 세워져 있기도 했다.
활짝 열려있는 한적한 마당안으로 들어가 보기는 했지만 잠겨져 있는 쪽문 향나무가 비스듬히 자라고 있는 흙벽 사잇길로 계곡으로 내려서 보았다.
독락당의중국주엽나무
경상북도 경주시 안강읍 옥산리에 있는 주엽나무. 천연기념물 제115호. 옥산서원의 독락당 울 안에서 자라고
있으며, 높이 6.5m 가슴높이의 줄기둘레가 4.6m에 이르며, 가지의 길이는 동서가 7.9m 남북이 5.1m에 달하는
거목이다. 나무의 나이는 약 500년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주엽나무는 중국이 원산지인데, 이언적이 중국에 간 적이 없으므로, 중국에 사신으로 다녀온 친구로부터
종자를 얻어 심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옥산서원 옆을 흐르는 자계천은 그 풍광이 그지없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1531년(중종 26)에 이언적 선생은
옥산정사 독락당 주변 경승 10곳을 명명하여 사산오대(四山五臺)와 용추라 하고, 경승지마다 글을 남기니 그때 쓴 글들은 보물 제526-2호로 지정되어 있다. 옥산서원 관람을 마친 뒤에는 바로 독락당으로 갈 것이 아니라
사산오대를 감상하면서 계곡을 따라 천천히 올라가는 길이 좋다. 그 끝에 독락당이 있다.
사산오대(四山五臺)
이언적은 귀향한 후 자신의 거처 주위의 뛰어난 경치에 대하여 그 이름을 지었다.
《사산오대》는 그중 자옥산(紫玉山), 용추(龍湫), 귀영대(歸詠臺), 징심대(澄心臺), 세심대(洗心臺)
탁영대(濯纓臺), 관어대(觀魚臺) 7곳의 명칭을 쓴 것들이다. 크기는 각각 146×56㎝. 후조당(後彫堂),
선몽대(仙夢臺) 등 오늘날 볼 수 있는 퇴계의 대자서(大字書) 편액 중 그 원본이 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가치가 있다고 한다. 2006년 9월 1일 보물 제526-2호로 지정되었다.
四山(사산) : 華蓋山(화개산) 紫玉山(자옥산) 舞鶴山(무학산) 道德山(도덕산)
五臺(오대) : 澄心臺(징심대) 濯纓臺(탁영대) 觀魚臺(관어대) 詠歸臺(영귀대) 洗心臺(세심대)
澄心臺(징심대) : 마음을 맑히다, 맑히게 하다
濯纓臺(탁영대) : 갓끈을 씻다. 벼슬의 더러움을 씻다.
觀魚臺(관어대) : 자연의 이치를 뚫어 보다.
詠歸臺(영귀대) : 노래하며 돌아오다.
洗心臺(세심대) : 마음을 깨끗이 씻다.
독락당은 회재 이언적이 김안로의 임용에 반대하다가 중종에게 내쳐져 암울한 시절을 보낸 집이다.
약관의 나이에 조한보와 무극태극 논변을 펼치며 이(理) 중심의 성리학을 확립한 그로선 생애 처음 맛보는
좌절이었을 것이다. 집 이름도 독락(獨樂)이다. 홀로 즐긴다는 뜻이다. 예부터 홀로 즐김은 같이 즐기는 것만
못하다고 했다. 그런데 이언적은 홀로 즐긴다고 당호를 짓는다. 그러고는 스스로 원해서 홀로 즐기는 건
아니라고 못 박는다.
계정(溪亭)이 우뚝 솟아있는 그 바위의 이름이 관어대(觀魚臺)라고 한다. 이언적은 어쩔 수 없어서 혼자 즐긴 게 아니라 혼자서 충분히 즐긴 것 같다. 계정 주위의 바위에 일일이 이름을 붙였다. 관어대 건너편 바위는 ‘시를 읊으며 돌아오고 싶구나’라는 논어의 구절을 따서 영귀대(詠歸臺), 그 위의 바위는 ‘맑은 물에 갓끈을 씻는다’는 굴원의 시 구절을 따 탁영대(濯纓臺), 그 위쪽 바위는 마음을 맑게 한다는 징심대(澄心臺)로 불렀다.
독락당(獨樂堂)
보물 제413호.
이 집은 이언적(李彦迪)을 봉사(奉祀)하고 있는 옥산서원(玉山書院)의 안쪽 계곡에 자리잡고 있는 이언적의 고택 사랑채이다. 정면 4칸, 측면 2칸의 단층팔작집으로 서쪽에 정면 1칸, 측면 2칸의 온돌방을 두고 그 동쪽의 정면
3칸, 측면 2칸에는 전부 우물마루를 깔아 사랑대청으로 하였다.
대청의 마루 가운데에는 온돌방의 중앙기둥처럼 네모진 기둥이 서 있고 주선(柱楥)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원래는 이곳도 서쪽의 온돌방처럼 벽체를 만들고 방으로 꾸몄던 것으로 추측된다.
막돌허튼층쌓기의 기단 위에 막돌초석을 놓고 두리기둥을 세웠으며, 기둥 위에는 주두(柱頭)를 얹고 쇠서 하나를 내어 초익공 구조를 이루고 있다. 간살은 오량(五樑)으로 앞뒤의 평주(平柱) 위에 대들보를 걸고 그 위에 양봉형(樑奉形)의 대공에 소로를 짜넣어 종보를 받치고 있다.
종보 위에는 다시 양봉형의 동자기둥을 세워 종도리를 받치는데, 측면 벽체 위에서는 단순한 동자기둥으로 대공을 만들어 종도리를 받치며 직선재로 된 소슬합장을 두었음이 아산맹씨행단(牙山孟氏杏壇, 사적 제109호)에서의 모습과 흡사하다. 온돌방에는 띠살창호를 달았으나, 대청에는 정면 3칸을 창호없이 모두 개방하였고, 뒷면과 측면에는 띠살창호를 달았다. 처마는 홑처마이고 지붕은 팔작지붕이다.
촬영일: 2013년 9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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