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곶을 대표하는 풍경이라면 세상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새해 해맞이 행사장이기도 한 호미곶광장과 상징물인 상생의손이
그려질것이다. 또 하나 명성을 떨치기도 했을 법 한 호미곶 면사무소 앞의 보리밭에 뿌리 내린 소나무오형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원래는 다섯그루 였으나 10여 년 전 태풍에 가지가 꺾인 한 그루가 고사한 후 새로심은 두그루가 지금은 여섯그루가
되어 버렸다.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구만리(九萬里)
구만리라는 지명은 1453년 계유정난 때 역적으로 몰려 수양대군에게 살해당한 영의정 황보인의 노비가 한양에서 구만리나 떨어진 호미곶으로 피신한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황보인의 가족이 몰살되기 직전 단량이라는 이름의 노비는 황보인의 어린 손자를 물동이에 숨겨 호미곶까지 피신해 살다가 구룡포읍 성동마을로 이주한다. 그리고 숨지기 전 자식처럼 키운 황보인의 손자에게 자신은 친모가 아니라 노비라고 고백한다. 이에 후손들은 가문을 잇게 해준 노비를 기리기 위해 구룡포 광남서원에 단량을 기리는 비석을 세워 자손 대대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닷바람이 강해 쌀농사가 힘든 이곳에서는 ‘구만리 처녀는 시집갈 때까지 쌀 세 말을 못 먹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 였다고 한다.
어렵던 시절 춘궁기가 되면 구만리 처녀들은 보리밭 밭두렁에서 쑥을 캐 허기를 달랬다. 하지만 구만리 처녀들은 강한 생활력으로
시집가면 억척스럽게 가정을 꾸렸다고 한다.
이 마을에는 '내 밥 먹고 九萬(구만), 허릿등 바람 쐬지 말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지금 방송국 송신소와 호미곶면사무소가 들어선
언덕을 허릿등이라 하며 벌판에 대양(大洋)을 북향(北向)하여 노출된 지역이라 한풍(寒風)은 물론 샛바람이 거세게 몰아치는 곳이다.
'봄 샛바람에 목장 말 얼어 죽는다' 는 속담이 이지역에서 발생했다고 한다.
포항(31번 국도,구룡포 방면)-약전 삼거리(925번 지방도, 대보 방면)-호미곶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 반짝이는 물결아래로
벌써부터 파라솔이 펼쳐진 모습과 얕은 바다 물가에서 노래미 낚시하는 모습들이 심심찮게 보이고 바닷가 식물들의 꽃이핀 모습도 장관인듯 하다.
해안가 모래밭에 활짝 피어난 갯메꽃 ......
예전에 비하면 때이른 모내기 같은 생각도 들었다. 어릴적 흔히 보아왔던 못줄넘기는 모습 횡열로 늘어서 허리굽혀 품앗이로
이루어져 왔던 그런 모내기 풍습이나 모습은 이젠 어딜가도 찾아볼 수 조차 없는 세태가 되어버린지 이미 오래된 느낌이다.
구만리 보리밭에는 누렇게 보리가 익어가는데 놀려두었던 계단식 논에도 외로워 보이는듯 쓸쓸하기 조차 해 보이는 할아버지
한 분이 이앙기를 운전하며 혼자 모내기를 하고있는 모습에서도 힘겨워 보이는듯 하다.
촬영일: 2013년 5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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