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문화유적유물산책

죽서루 현판 (竹西樓 懸板)

도랑도랑 2020. 8. 22. 08:31

 

삼척에서 휴가 중 이틀째 비내리던 날 멀리 나가기도 어설프고 망설여지고 비는 금방이라도 그칠 기세는 보이질 않고

그렇다고 숙소에서만 머물러 있을수는 없었다. 채 한달이 지나지 않은 지난 7월 18일 고향친구 열 명과 함께 7번국도

따라 2박 3일 일정으로 여행 중 삼척에서 1박을 하면서도 죽서루 안 마당을 걸어볼 기회는 주어지지 않아서 아쉽기도

했는데 찬찬히 죽서루 마루위를 걸으며 현판의 위치따라 차례로 사진으로 담아보기로 했다.

 

 

 

 

 

 

 

 

 

 

  죽서루 현판 게첩도(揭帖圖)

게첩(揭帖) : 내어 걸어 붙임. 또는 그런 문서.
게첩도(揭帖圖) : 내어 걸어 붙인 도면(圖面)

 

 

 

 

 

 

화원(畵員)의 그림을 보고 관동의 아름다운 경관에 반해 어제 시를 지었다는 어제시(御製詩) 김충현의 글씨.

 

정조 어제시(正祖 御製詩)

彫石鐫崖寄一樓 (조석휴애기일누) / 돌 다듬고 절벽 다듬어서 세운 누각 하나

樓邊滄海海邊鷗 (누변창해해변구) / 누각 옆은 푸른 바다요 해변에는 갈매기라

竹西太守誰家子 (죽서태수수가자) / 죽서 태수는 누구 집 아들인가

滿載紅粧卜夜遊 (만재홍장복야유) / 미녀 가득 싣고 밤 새워 뱃놀이 하는도다

 

어제시(御製詩)는 왕이 직접 지은 시로, 자신의 통치 신념과 국가 및 백성을 향한 마음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가 되기도 한다.
조선의 왕 가운데 숙종은 삼척의 죽서루를 주제로 직접 시를 짓기도 하였다.
숙종 외에도 정조는 김홍도(金弘道)[1745~1806?]가 어명을 받고 그린 금강사군첩(金剛四郡帖)[금강산 일대 4개 군의

명승지를 그려낸 화첩] 가운데 일부인 죽서루의 그림을 보고 직접 어제시를 짓기도 하였다.

 

 

 

숙종과 정조가 삼척 죽서루를 시(詩) 대상으로 지은 어제시는 기승전결 구조로 된 7언 절구 형태이다.
숙종의 어제시는 숙종이 죽서루의 풍경을 칭송하고 이를 시로 지어 삼척부사 이상성(李相成)[1663~1723]에게

편액을 조각하여서 걸게 하였다.


숙종 어제시 (肅宗 御製詩)

硉兀層崖百尺樓 (율올층애백척루) / 위태로운 벼랑 위에 우뚝 솟은 백척루

朝雲夕月影淸流 (조운석월영청류) / 아침엔 구름 저녁엔 달 맑은 물에 비치네

粼粼波裡魚浮沒 (인린파리어부몰) / 맑디맑은 물결 속에서 고기떼 뛰놀고

無事凭欄狎白鷗 (무사빙연압백구) / 한가로이 난간에 기대 백구를 희롱하네

 

 

 

 

 

 

조선후기 성균관제조, 이조판서, 우의정 등을 역임한 문신 허목(許穆)의 글씨 '제일계정'

 

 

 

 

 

 

 

해선유희지소(海仙遊戱之所-바다신선이 놀던 곳)는 헌종 3년 삼척부사 이규현의 글씨

 

 

 

 

 

 

 

 

송강 정철의 시 / 삼척지역 원로서예가(향토사학자) 홍태의 서각

 

 

竹西樓(죽서루)


                                             松江(송강) 鄭澈(정철 1536~1593)

 

關東仙界陟州樓(관동선계척주루) / 관동에서 신선이 노는 척주(삼척)의 누각

虛檻憑危夏亦秋(허함빙위하역추) / 빈 난간에 위태롭게 기대니 여름도 가을 같네

天上玉京隣北左(천상옥경린북좌) / 하늘나라 서울 옥경(玉京)은 북쪽 왼편에 이웃해 있어

夢中銀潢聽西流(몽중은황청서류) / 꿈속에서 은하수가 서쪽으로 흘러가는 소리 들리네

疎簾欲捲露華濕(소렴욕권로화습) / 성긴 발 걷으려 하니 반짝인 이슬 촉촉하고

一鳥不飛江色愁(일조불비강색수) / 새 한 마리 날지 않아 강 빛은 수심만 가득하네

欄下孤舟將入海(난하고주장입해) / 난간 아래 외로이 떠있는 배는 바다로 들려 하는데

釣竿應拂鬱陵鷗(조간응불울릉구) / 낚싯대 울릉도 가는 갈매기를 뒤쫓아 휘두르네

 

 

 

죽서루(竹西樓)의 평면도(平面圖)

 

누각의 전면에 게시한 "죽서루"와 "관동 제1루(關東第一樓)“현판은 숙종 41년(1714년) 부사 이성조의 글씨이고,

누각 내에 게시된 "제일계정(第一溪亭)" 현판은 현종 3년(1662년) 부사 허목의 글씨이며,

"해선유희지소(海仙遊戱之所)"는 헌종 3년(1837년) 부사 이규헌의 글씨이다. 현재 누정 내에는 삼척부사 허목이 지은

"죽서루기(竹西樓記)"와 당성 홍백련이 지은 "죽서루 중수기" 등 기문과 일중 김충현이 쓴 율곡 이이의 "죽서루차운

(竹西樓次韻)"과 "정조의 어제시"의 시판 등 모두 26개의 현판이 게시되어 있다.

 

 

 

 

촬영일 : 2020년 08월 15일(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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