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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나무 아래에서

도랑도랑 2020. 4. 9. 21:13

 

 

버드나무 아래에서

새파란 하늘 한 번 쳐다본다.

잃어버린 봄을 다시 찾은 느낌

심란(亂)한 마음 잠시

평온(平穩)을 찾아 볼 때

머무는 발 길 다독여 가며

확트인 곳만 바라다 보는 그길로

나는 다시 달려볼 것이다.

 

 

 

버드나무의 속명 살릭스(Salix)는 물가에 산다는 의미의 라틴어라는데, 전 세계적으로 520여 종이 있는 종 다양성이 매우 높은 분류군이다.
우리나라에는 그 속에 약 43종이 있으며, 계통 분류에 어려움이 많아 아직까지 분류학적으로 불완전한 상태라고 한다.

 

 

 

버드나무 종류는 암수딴그루(雌雄異株)이지만, 드물게는 한 그루에 암꽃과 수꽃이 함께 있는 경우도 있다.
서식처의 범람(氾濫)에 따라 잡종이 생겨나기 때문일 것이다. 버드나무는 하천 제방이나 물길이 아주 안정적인 고수부지 같은 데에서 살며,
버드나무 종류 가운데에서는 가장 안정된 입지에 사는 종이다. 주기적으로 홍수가 일어나는 하천 물길에서 우점하는 경우는 없다.

 

 

 

버드나무는 전국적으로 분포하고, 키도 높게 성장하는 교목이다.
북쪽 고위도지역으로 갈수록 개체군의 크기나 출현빈도가 더욱 높다고 한다.
중남부지방에서는 왕버들, 선버들, 갯버들 등이 버드나무보다 더욱 흔하다.
버드나무가 좀 더 한랭하고 습한 곳을 좋아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폭이 넓은 산지 계곡을 개간해서 경작지로 이용하다가 내버려둔 휴경지는 버드나무가 살기 좋아하는 최적의 서식처로, 대부분 버드나무가 우점하고 있다.
적어도 10년 정도 방치해 둔 산간 휴경지에서는 일제히 솟아난 버드나무 일제림(一齊林)을 볼 수 있다. 이런 버드나무 숲은 천이 도중상(途中相) 또는
선구상(先驅相)의 식물사회로 그 이후에는 장소에 따라 물푸레나무, 들메나무, 오리나무, 느릅나무 등이 어우러지는 극상림(極上林)으로 바뀐다.
버드나무는 그늘진 삼림에서 살지 못하는 호광성(好光性)이라서 그런 극상림의 구성원으로 살지 못하고 사라지게 된다는 뜻 일수도 있겠다.

 

 

 

버드나무를 수양버들, 개수양버들, 능수버들 등으로 혼동하기 쉽지만, 후자의 세 종은 가는 줄기나 잔가지가 길게 늘어진 것으로 쉽게 구분된다.
그 밖에도 꽃이 피었을 때, 특히 수꽃의 길이로 구분된다. 수양버들은 중국에서 도입된 종으로 한반도에는 식재해 둔 개체 이외에 자생 개체는 관찰되지

않는다 고도 한다. 수양버들은 버드나무를 대신해서 조선시대에 유학(儒學) 영향으로 크게 주목받게 되었다.

 

 

 

버드나무 종류는 한반도의 전통 마을 경관 요소로 동아시아적 대륙문화권을 특징짓는 경관 문화에 잇닿아 있다.
한반도 중남부지방의 오래된 고대숲(ancient forest) 또는 전통 마을숲의 깃대종(flagship species)이 왕버들이라면, 중북부지방에서는 버드나무다.
수양버들, 개수양버들, 능수버들 따위는 오히려 드문 편이다.

 

 

 

마을어귀 숲 속에 거대한 토끼 한마리가 껑충 띄어 멈추어선 형상으로 다가온다.

몇 년 아니 몇 십년을 저렇게 자라왔을까?

고목의 밑둥은 토끼의 뒷다리 처럼 뭉쳐진채으로 쓰러져 자라고 있는 이 버드나무도 마을 공원의 경관으로는 한 몫 톡톡히 해주고 있는듯 한데

뒤돌아 올 무렵 교량 입구 나무 아래에는 흐릿한 글씨로 標石(표석) 하나가 있었는데, 사진으로 확대해서 확린해 본 내용은 1982년 영천 부군수

丁萬鎭(정만진)의 공로비 (功勞碑) 였다.

 

 

 

공로비 (功勞碑)    丁萬鎭(정만진)

貴下(귀하)께서는 1982 年度(년도) 永川 副郡守(영천 부군수)로 재직(在職) 하시면서

洞民(동민)의 宿願事業(숙원사업) 이었던 마을 橋梁工事(교량공사)를 爲(위)하여 物心兩面(물심양면)으로

支援(지원)해 주셔서 工事(공사)를 훌륭하게  完工(완공) 하게 되어서 그 業績(업적)을 讚揚(찬양) 하여 이 標石(표석)을 남깁니다


1995年 3月 日

洞民一同(동민일동)  贈(증)

 

 

 

고목나무 아래에서 하늘 한번 쳐다보는 순간 시선이 멈추던 곳 연리지(枝)를 연상(聯想)시켜 주던 나뭇가지가 기이(奇異)하게도 보였다.

뿌리가 서로 다른 나뭇가지가 하나로 엉켜 마치 한나무처럼 자라는 현상을 연리지(連理枝)라고 하지 않았던하지만 이나무는 한 그루에 가지만 저렇게

비꼬여 붙어있는 느낌 이었다.

 

 

 

반대편에 서서 쳐다보니 작은 틈새로 하는이 보이니 가지가 갈라졌다가 다시 붙어져 있는것 처럼 보였다.

 

 

 

 

가로수와 풍치목으로 심었을것 같은 고사목의 모습이 처량하다. 썩은 버드나무의 원줄기는 캄캄할 때 빛이 난다.
시골 사람들은 이것을 도깨비불이라고 하며 무서워 하기도 한다. 따라서 산골에서 도깨비가 나온다고 알려진 곳은

습지에서 버드나무가 무성한 숲일 때가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여기에서도 그 복잡한 제비꽃 집안의 한 종류가 시선을 사로잡지만 복잡한 것은 싫다. 잠시 잊어버리고 건너 뛰고만 싶어지는데 ......

 

 

 

일본에서 버드나무는 혼슈(本州) 서남부와 큐슈(九州) 지방에서 아주 드물게 관찰된다. 중국에서는 만주지역을 제외하면 극히 일부지역,
주로 한반도와 가까운 중국 동부지역에 분포한다. 버드나무의 지리적 분포중심지는 한반도이고, 종소명 코레엔시스(koreensis)는

그것을 반영한 명칭이다.

 

 

 

우리나라 전통 시문학에서 출현빈도가 가장 높은 식물이 버드나무를 포함한 버드나무 종류다.
그것은 봄날의 서정이나 이별을 주제로 한 작품이 가장 많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머무르고,
기다린다는 의미의 한자 留(유)와 발음이 비슷한 버들 柳(류) 자로부터 시들지 않는 사랑과 떠나지 말았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의 정표로
강 나루터 버들가지를 꺾어 떠나는 사람의 손에 쥐어주었다는 것이다.

 

 

 

버드나무 종류의 유전적 특성을 잘 나타내는 대목이고, 이름도 거기에서 유래한다.
버드나무의 ‘버드’는 버드나무 종류가 가진 뿌리나 줄기가 잘 뻗어가고 잘 휘는 특성과 관련 있는 말이다.
버드는 벋다의 어근 ‘벋’에서 유래하며, 우리말 부드러운이나 부들부들과도 동원어일 것이다.
버드나무 종류는 가지를 꺾어 심으면 얼마든지 새로운 개체로 다시 뻗으며 사는 모듈성(modularity)이 탁월하다.

 

 

 

한글명 버드나무가 한자 버들 柳(류)에서 유래한다고 하지만, 그 근거를 찾아볼 수는 없다고 한다.
버드나무는 버드와 나무의 합성어로 순우리말이다. 버드나무 종류는 애당초 버들이라고 통칭해서 불렀고, 일찍부터 그렇게 기록되었다.
『훈몽자회(訓蒙字會)』에서 버들이라 적시하면서, 선버들이나 왕버들처럼 수형(樹型)이 곧바로 선 종에 대해서는 버들 楊(양) 자로,
수양버들이나 능수버들처럼 아래로 드리우는 종에 대해서는 버들 柳(류) 자로 구분했다.
16세기 이전에도 버드나무 종류를 생태적으로 분류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나라 최초 식물분류 검색 도감으로 그 면모를 갖추고 있는 19세기 『물명고(物名考)』에서는 버들 柳(류) 자에 대해서 한글명 버들을 기재하고,
작은 버드나무는 소양(小楊)이라 기록했다. 그 외에 슈양(垂楊,수양)버들(楊柳,양류),능쇼버들(山柳, 산류), 누운버들(杞柳,기류), 개버들(蒲柳,포류) 등의 7가지 버드나무 종류를 구분하고 있다.

 

 

 

 

 

 

촬영일 : 2020년 04월 08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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