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겠지만, 때로는 변하지 않는 것들에게서 평온함을 찾을수도 있다.
포항에서 형산강을 따라 경주 쪽으로 길을 잡고 가다가 영천방면 우측으로 접어들면 경주의 외곽 지역인 안강에 닿는다. 조선시대의 전통 마을과 양반 사회, 유교 문화 등을 접 할 수 있는 곳, 이곳에서 보게 되는
양동마을과 옥산서원, 독락당 등을 찾는 이들에겐 조선시대의 전통문화와 가옥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준다.
안강을 지나 영천 방향으로 가다가 보면 우측으로 들어가는 직선 도로가 나타난다.
가로수로 늘어선 은행나무와 길 옆으로 펼쳐진 논에서 여물어 가는 벼이삭을 보면 가을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구불 구불 더덕 더덕 골이진 소나무 껍질만 봐도 솔향기가 코끝에 배어들어 오는것만 같다. 그런데 이곳에도 변화의 바람이 들이닥쳤는지 공사를 준비하고 있는 모습들이 눈에 들어온다. 무슨 용도일까? 자연을 사랑하자는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의 등살에 어쩌면 자연의 숲들은 멍들어가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차라리 자연 상태로 내버려 두고 훼손 시키지만 않는다면 저 소나무들은 더 좋아 할지도 모른다. 일년전 쯤 제16호 태풍 산바가 지나간 직후 난 이른 퇴근시간에 넘쳐 흐르는 계곡의 물구경이 하고 싶어 이곳을 찾아온 적도 있었다. 지난 해 2012년 9월 17일 17:52분에 담아둔 소나무 숲의 모습이다. 일년이 지난 지금의 모습과는 대조를 이룬다. 마을 어귀 커브길 옆에는 전통찻집이 하나 있다. 번뇌속에 차한잔이란 간판에 쓰여진 이름 또한 재미있다. 주변에 차를 세우고 저 찻집 바로 앞에는 많은 계곡의 물이 흘러 내릴땐 폭포수 되어 용솟음 치던 물 줄기가 떠올랐다. 지금은 가뭄으로 줄어든 수량으로 그 져 웅덩이 정도로만 보였다. 지난 해 9월 17일 태풍 산바가 지나간 직후 넘쳐 흐르던 계곡의 물줄기 오늘의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여기가 바로 옥산서원 앞의 너럭바위 세심대(洗心臺)란 글자가 뚜렷이 남아있는 바위가 정면에 보이는 곳이다. 회재의 고향은 경주 양동마을이다. 회재는 만년에 관직을 그만두고 양동에서 그리 멀지 않은 경주시 안강읍 옥산의 한 시냇가에 자리를 잡고 거주처로 안채를 짓고 개울에 면하여 사랑채 독락당(獨樂堂)과 정자 계정(溪亭)을 경영하고 자연을 벗삼으며 약 6년간 성리학 연구에만 전념하였다. 그런 연유로 회재가 세상을 떠난 후 독락당에서 가까운 곳에 계곡을 사이에 두고 옥산서원이 창건되었다고 한다. 옥산서원은 회재가 독락당 주변 청절(淸絶)한 냇물을 끼고 있는 바위 다섯 곳에 각각 관어대(觀魚臺),탁영대(濯纓臺), 세심대(洗心臺), 징심대(澄心臺), 영귀대(詠歸臺)라 이름한 오대(五臺) 중 세심대에 위치하고 있다. 세심대에 흐르는 계곡물은 상중하 폭포로 용추를 이루며 서원 오른쪽인 북쪽에서 남쪽으로 감돌아 흘러나간다. 세심대는 용추에서 떨어지는 물로 마음을 씻고 자연을 벗삼아 학문을 구하는 곳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세심대에 흐르는 계곡물은 상중하 폭포로 용추를 이루며 서원 오른쪽인 북쪽에서 남쪽으로 감돌아 흘러 나간다고 했다. 그 용추라는곳이 바로 이곳을 두고 한 말이기도 한 것 같다. 폭염으로 치닫던 그 여름이 한풀꺾인 기세 오랫만에 선선한 기운마져 감도는 계곡 물가에는 휴일을 맞아 여전히 사람들의 모습이 붐비는듯 하다. 지난 해 9월 17일 제16호 태풍 산바가 지나간 직후 세심대(洗心臺)를 넘쳐 흐르던 계곡의 황톳물. 계곡의 물을 끌어들여 흐르는 맑은 물은 어디로 들어와서 어느곳으로 흘러 가는것일까? 네다리 흐느적 거리며 버둥 버둥 뛰어 오르지 못하는 참개구리 한마리가 그져 흐르는 맑은물에 몸을 맡긴채 채념한듯한 표정이 역력했다. 두 다리 둥둥 걷어 부치고 뛰어들고 싶을 만큼 어린시절 봇도랑이 생각난다. 그 시절 봇도랑은 아직 남아 있을런지 이물은 흘러 담장 밑으로 서원 안을 흐르고 있었다. 이건 소태나무의 열매인것 같다. 긴긴 세월 만큼이나 그 역사 속의 이야기를 전해 주는것 같다. 깊은산속 바위 주변이나 고목에서나 볼 수있는 일엽초가 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고목으로 늘어선 푸른 숲 속을 빠져나와 난 독락당으로 간다. 촬영일: 2013년 9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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