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암을 지나 산불감시초소쪽 등산로를 걷다가 길 옆 울타리에 걸려 적혀있는 몇 줄의 이글
걷던걸음 멈추고 천천히 읽어보니 나더러 하는 말인것 같구나!
아직 초소까지는 가지 못했는데 등산로는 시작 되었다.
갈등이 생기네!
내 주특기가 등산은 아니잖는가
이길을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이때 보이는 빨간바탕에 노란글씨 나는 할 수 있다!(I can do it!)
그래 나는 할 수 있다.
길이 미끄럽고 위험할순 있지만
그 위험을 찾아내고 대처하는 인내심 그리고 도전정신 그것이 절실한 순간 이었다.
첫번째 오르막을 오르고 벤취가 놓여있는 쉼터 나무아래로 저 멀리 시야는 흐리지만
높이솟은 아파트와 공장건물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시원스런 풍경 한참을 바라 보다가 ......
어라 ~ 눈밭에 흩어져 있는 원기소 알갱이들 ~
몇날 몇일을 눈속에 갇혀있던 산토끼 녀석들이 질서없이 볼일을 보고 흔적만 남겨 두었군!
미끄러운 빙판 눈길을 1시간 정도 올라왔다.
저 멀리 끝없이 펼쳐진 널보고 검은 산들이 밀가루를 뿌려놓은듯 하고
저만치 보이는 덩그런 검은바위 하나 저기가 대왕암이다.
신병훈련의 마지막 코스로 해병대원들은 이곳을 반드시 거쳐 간다고 했다.
그들은 저 바위 대왕암을 천자봉이라 부르고 있다.
천자봉 대왕암을 바라보며 옆길로 오르는 헬기장
전엔 새해가 되면 년초에 이곳으로 안전기원제 행사로 몇번 왔던곳이다.
산꼭대기 넓은 헬기착륙장에는 아직도 녹지않은 흰눈이 개구장이처럼 누워 딩굴어도 좋을만큼 쌓여 있었다.
대왕암 바위 근처에 다가섰다.
저 아래로 그넓은 오어지는 하얗게 얼어 숨어 버리고 산모퉁이 끝자락에 숨어 작은 모습만 드러내 보인다.
수많은 사람들이 다녀 갔어도 덜녹아 쌓여있는 눈의 깊이를 밟아보니 그날엔 오긴 많이도 온것 같다.
천자봉에 올랐고 대왕암엘 올랐으니 이제부턴 내려 갈일이 걱정이다.
안되면 될 때까지/정의와 자유를 위하여! 난 산 아래로 내려 와야만 했다. ~
촬영일 : 2011년 1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