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꽃 (葉煙草)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기 시작한 이후
어릴적 보아왔던 기억이 있는곳엔 무조건 들이대고 본다.
우연한 기회 석양(夕陽)이 드리워질 무렵 길옆에 보이는것이
담배꽃이었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시절 우리 동네에서만도 한집건너마다
연초건조실이 있었다.
이른봄 묘판에 씨앗을 파종하는것 부터 밭에 내다심기
해충방제 순자르기 등
여름방학때 쯤이면 동네아주머니 아저씨들이 품앗이로 담배잎을 따서
바소쿠리를 얹은 지게로 져다나르고 새끼줄에 엮은 담배줄을
건조실 내 맨 윗층에서부터 양쪽지지대에 걸고묶어
열층이상을 빼곡히 채운다음
아궁이에 장작불을 때기시작하여
완전히 건조시켜 내릴때까지는 4 ~5일이 소요된걸로 기억한다.
한여름날 그 아궁이 장작불에 구워먹던
감자나 옥수수의 구수한 맛은 오늘날 그 어떤 음식과도 비교할수없을 만큼
아직도 기억이 생생하다.
요즘도 경북일부 지역을 지나다가 보면
그 잎담배를 재배하는 농가들이 더러 있는것 같다.
그 담배의 꽃을 흔하게 볼수없는 이유중 하나가
양질의 담배잎을 얻기 위하여 영양분의 손실방지의 목적으로
순을 잘라 버리기 때문인 것이다.
잎담배의 수확이 끝날무렵 그 앙상한 줄기끝에 제법 넓직한 잎과
새순이 자라면서 담배꽃이 피는것을 요즘도 가끔씩 볼수가 있는것이다.
그때는 담배꽃이 피는구나하고 지나쳤는지도 모른다.
새삼 담배꽃을 보니 어릴적 그 기억들이 새록 새록 나는것 같은 시간이다.
촬영일 : 2007년 8월 1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