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야생화

애기송이풀

도랑도랑 2023. 4. 18. 22:00

 

애기송이풀

학명 : Pedicularis ishidoyana Koidz. & Ohwi
        (페디큘리스 이시도야나 코이츠 & 오위)

애기송이풀은 광합성으로 영양분을 만들면서 다른 식물에게서 영양분과 수분을 얻기도 하는 반기생성 식물이다. 
송이풀 종류는 해발 2,0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자라는 대표적 고산식물인데, 특이하게도 애기송이풀은 저지대의 

계곡 주변에서 자란다.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전국의 자생지가 10여 곳만 남아 있을 정도로 희귀하지만, 계곡 주변

개발과 불법 채취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애기송이풀은 경기, 충북, 강원, 경북, 경남 등지의 약 10여 곳에서만 자생지가 확인되고 있어, 2012년에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으로 지정되어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다. 애기송이풀과 같은 고유식물들은 우리나라에서 

멸종하면 세계 어느 곳에서도 더는 볼 수 없다. 그래서 더욱 아끼고 잘 보존해야만 한다.

 

 

 

이름에 ‘애기’가 붙어 언뜻 생각하기엔 작고 아담한 꽃이 떠오르지만 애기송이풀의 꽃은 6cm 정도로 우리나라의 

송이풀들 중에서 가장 크다. 줄기가 아주 짧다보니 앉은뱅이처럼 키가 작아 보여서 애기라는 이름이 붙은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만 발견되는 특산식물로 중부 이남의 산지에서 볼 수 있는데, 주로 계곡 부근에서 자란다. 계곡 주변이 

무분별하게 개발되면서 자생지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두 얼굴의 애기송이풀, 반기생식물이 된 사연


다른 식물(숙주)로부터 영양분과 수분을 얻는 나무나 풀을 기생식물이라 한다. 겨우살이나 새삼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기생식물들은 스스로 영양분을 만들지 않기 때문에 녹색 잎이 없거나 잘 발달하지 않는다. 하지만 

애기송이풀은 여느 풀들과 마찬가지로 잎이 잘 발달해서 필요한 영양분을 광합성으로 직접 만들면서 동시에 

주변 나무나 풀의 뿌리에 기생근(haustorium)이라 불리는 독특한 기관을 부착시켜 부족한 영양분과 수분을 얻는다.

 

 

 

애기송이풀이 속하는 열당과(Orobanchaceae) 식물들은 대부분 기생식물인데, 잎의 기공이 항상 열려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공은 이산화탄소와 수분이 드나드는 통로인데, 여느 식물들은 이 기공을 여닫을 수 있다. 
기공이 항상 열려 있으면 식물체 안의 수분이 과도하게 빠져나갈 수 있어서 살아남기 힘들다. 열당과 식물들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른 식물에 기생하게 된 것 같다. 즉 애기송이풀이 물기가 많은 계곡에 살게 된 것도, 필요에 

따라서 주변 식물의 도움을 받게 된 것도 주어진 조건을 극복하기 위해 오랜 세월에 걸쳐서 적응한 결과다.

 

 

 

낮은 곳으로 내려온 고산식물


송이풀속(Pedicularis)의 식물들은 해발 2,0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자라는 대표적 고산식물이다. 
이들은 연중 가장 온도가 높은 달의 평균기온이 15℃ 이하인 곳에서 자라면서, 7~8월의 짧은 기간에 일제히 꽃을 피운다. 
그 무렵에 활동하는 곤충들이 꽃가루를 옮겨 씨앗을 맺고 번식한다.

 

 

 

낮은 곳으로 내려온 고산식물


송이풀속(Pedicularis)의 식물들은 해발 2,0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자라는 대표적 고산식물이다. 
이들은 연중 가장 온도가 높은 달의 평균기온이 15℃ 이하인 곳에서 자라면서, 7~8월의 짧은 기간에 

일제히 꽃을 피운다. 그 무렵에 활동하는 곤충들이 꽃가루를 옮겨 씨앗을 맺고 번식한다.

 

 

고산지대의 열악한 환경에 적응하면서 진화해온 친척들과 달리 애기송이풀은 저지대의 계곡 주변에서 자란다. 
저지대의 서늘한 계곡은 고산지대와 환경이 비슷하지만 애기송이풀은 4~5월에 꽃을 피운다. 
온도가 아직 높지 않은 시기를 맞추려다보니 친척들보다 개화기가 빨라진 것 같다. 
아무리 서늘한 계곡이라도 저지대는 한여름에 기온이 높이 올라갈 수밖에 없을 테니까 말이다.

 

 

 

아끼고 보살펴야 할 우리 특산식물


애기송이풀은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특산식물(고유식물)이다. 

애기송이풀과 가까운 친척들은 동유럽과 중국에 멀리 떨어져서 분포한다. 
따라서 애기송이풀이 한반도에 어떻게 들어와서 지금까지 살아남았는지 

알아본다면, 과거에 식물들이 퍼져나간 경로를 추적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애기송이풀은 경기, 충북, 강원, 경북, 경남 등지의 약 10여 곳에서만 자생지가 확인되고 있어, 

2012년에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으로 지정되어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다. 
그러나 애기송이풀이 사는 곳이 사람들이 접근하기 쉬운 저지대 계곡 주변이다 보니 

각종 개발로 서식지가 파괴되기 싶다. 예를 들어 계곡마다 방갈로나 펜션 같은 숙박시설이나 

전원주택이 들어서고 있고, 그와 함께 도로를 확장하고, 농경지에 물을 대려고 농수로를 설치하면서 

계곡 주변 환경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식민지배의 아픈 흔적, 애기송이풀의 학명 이야기

애기송이풀은 1936년 5월 17일 경기도 개성의 천마산에서 일본학자 이시도야 츠토무(石戶谷勉)가 채집한 표본을 

근거로 이듬해인 1937년에 쿄토대 식물학 교수이던 고이즈미 겐이치(小泉源一)와 그 제자인 오오이 지사부로(大井次三郎)라는 두 학자가 공동으로 처음 학계에 알렸다. 두 학자는 발견자를 기념해 애기송이풀의 학명에 이시도야(P. ishidoyana)라는 이름을 붙였다. 애기송이풀의 학명에 이시도야(ishidoyana)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 논문을 발표한 

일본학자들이 채집자를 기념하기 위해 이름을 그렇게 붙인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식물분류학자로 알려진 정태현(鄭台鉉, 1882~1971) 선생 역시 1956년에 애기송이풀을 

페디쿨라리스 송도엔시스(P. songdoensis)라는 학명으로 별도로 발표했다. 
송도(松都)는 개성의 다른 이름으로, 송도엔시스는 송도에서 발견되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학명은 먼저 정당하게 발표된 것을 쓰는 것이 국제적인 약속이기 때문에 애기송이풀의 학명은 

일본학자들이 지은 페디쿨라리스 이시도야나(P. ishidoyana)로 쓰고 있다.

 

 

 

우리나라 식물들의 학명은 1900년대 초 일본인 학자들이 붙인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일본인 학자나 유명 인사의 이름이 

학명에 들어간 종들이 종종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특산속인 금강초롱꽃은 아예 속명이 조선총독부 초대공사였던 

하나부사 요시모토(花房義質, 1842~1917)의 이름이 들어간 하나부사야(Hanabusaya)이다.

 

 

 

 

 

 

 

 

 

 

 

 

 

 

 

촬영일 : 2023년 04월 16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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