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겨울 이야기

도랑도랑 2011. 2. 14. 21:41

유난히 겨울같은 기분이 느껴졌던 지난 시간 들

60년만에 내린 폭설 이라고도 했었고

그 눈이 내려 쌓인지가 벌써 한달이 훌쩍 지나 버렸는데

흉물처럼 쌓여 시커먼 먼지 뒤집어 쓴채 아직도 덜 녹은 무더기들

그 위로 비가내려 녹기라도 하더니만 다시 그 위엔 하얀 눈이 내렸다.

설연휴 전 후 잠시 따뜻하고 포근헀던 날씨가 곧 바로

봄이 오는 줄로만 착각할 정도 였는데

엊그제 비오다가 눈오다가 어차피 내겐 야간 근무가 맡겨졌고

기왕에 할 일이면 즐기면서 기분좋게 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아직은 예년처럼 들려오질 않고 있는 꽃소식 난 언젠가 처음 보았던

그 복수초도 궁금하고 헛걸음 해도 당연한듯 퇴근길에 다녀 올 생각으로

카메라가방 미리 챙겨 출근 했다가 꿈도 생각도 펼쳐보지 못한채

얼어붙은 빙판길을 뒤로 하고 모처럼 잡념없이 집 안에서 푹 쉴수있는 하루가 되었다.

 

 

그저께 밤 한달에 한번정도 돌아오는 야간 대기근무조였다.  하루종일 가늘게 내렸다가

굵게도 내렸다가 하던 비  중간 중간 눈으로 바뀌었다가 또 내리고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고

새벽녘 밖을 내다 보니 보드랍게 아주 보드랍게 밀가루처럼 내리던 눈은 찬바람에 휩쓸려

보도블럭 턱에 부딪히고 쌓이고  비오던 날씨 밤기온은 떨어지고 길바닥은 빙판처럼 얼어 버렸다.

어제 아침 퇴근 하면서 주차장에 갔더니 문제가 생겨 버렸다.

자동차 문을 열려고 손잡이를 들어 당기니  꿈쩍도 하질않고 밤새 꽁꽁 얼어붙어 버렸던 것이었다.

이쪽 저쪽 돌아 다녀도 뒷쪽 문도 마찬가지 이런 낭패가 또 어디있나

시동을 켜야 창문에 얼어붙은 눈이라도 쓸어 내리고 녹여 내리지 ......

 

가만히 서서 도어가 열리고 얼어붙은 눈이 녹아 내리도록 기다리고 서 있을 수 만은 없었다.

마침 전날 들고 갔던 우산의 끝 부분으로 문틈 넓은곳에 살짝끼워 넣으니까 쩍 하면서 열였다.

시동을 켜고 히터를 켠 뒤 앞 유리에 눈을 쓸어 내리니까  이것 역시 꽁꽁 얼어붙어

얼른 녹아 내리지도 않고 얇은 카드한장 꺼내들고 대충 대충 얼어버린 눈을 긁어내고

차안에 우두커니 앉아 시야가 확보 될 때 까지 기다렸다.

 

20여분을 기다렸다가 집으로 가는길 형산강 다리끝을 지날즈음 언제 벌어진 사고였는지

 승용차 2대가 길 옆으로 비껴서며 추돌한 장면이 목격되고 평소에 잘 다니지 않는

강변도로를 달렸다. 주말 이른아침 사람들이 밟지않은 백색의 백사장이 보고 싶어졌다.

 

 형산강 하구와 동해물이 만나는 지점 잠시 정차를 하고 넓은 공간에 서고보니

 밤새 찬바람에 날려 버려서일까 눈이쌓인 양은 그다지 많지가 않았다.

 

 

 송도해수욕장 앞 오가는 자동차도 없고 저멀리 한두명 운동삼아 걷는 사람만 보일뿐

 그리 많지않은 눈이었지만 까치발자국 하나없고 갈매기 발자국 하나없다.

 도로위엔 자동차가 달려간 흔적뿐......

 

 이따금 높이 솟구쳤다가 밀려오는 하얀 파도는 흙탕물 처럼 누렇게 번져 나갔다.

 

 자주와서 볼수있는 풍경들이지만 평소엔 이길을 잘 다니지 않는 편이었다.

 오랫만에 내려서 본 송도해수욕장 앞 내가 처음 포항땅을 밟았을 당시만 해도

 그 명성은 그대로 살아 있었는데 백사장이 차츰 휩쓸려 유실되고

 조금씩 조금씩 옛날의 명성은 빛을 잃고 말았는데 최근에 개설된 4차선 도로와

 길 옆의 상가들이 다시 그 명성을 되찾기위한 몸부림의 흔적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옹벽이 뻗처있는 바닷가 길 옆 가로수 사이의 인도에는

아무도 지나간 흔적없이 백지처럼 희고  깨끗했다.

 

 송도를 지나 북부해수욕장 입구 여객터미널 눈이와서 못나가나?  파도가 높아 못나갔을까?

승객없이 자리잡고 있는 여객선 썬플라워호

 

 여객선도 아니고 고기잡이배도 아닌듯 해양환경관리공단 표지판이 보인다.

 

 

 여객터미널 뒷쪽 방파제 옆길을 돌아 큰 도로 입구 잠시 정차시키고 내려서서 넓고 확트인

북부해수욕장을 바라 보려는순간 느닷없이 쿵소리가 들려 고개 돌려 봤더니 이런 ~

장애물도 없는 커브길을 달리던 택시 한대가 인도블럭 올라서며 길 옆 가로등을 들이 받았는데

보통 사람들은 당황하여 가만히 앉아 정신을 가다듬거나 내려서 상황이라도 살펴 볼 텐데

경음기 한번 울리더니 주춤거림없이 후진해서 내려서고는 그대로 도망가듯 달려가 버리는

것이었다. 누가보면 가로등 변상해 줘야 할것 같아서 도망치듯 가버린것일까? 

그사람의 입장도 있으니까 사진의 번호판은 가려 주어야 할것 같다.

 

 북부해수욕장 입구 여객터미널 쪽

 

 여객터미널 북부해수욕장 입구 방파제 가는길

 

 

 우리동네 도로옆 사철나무 눈꽃

 

 

 

 

 

우리동네 아파트 뒷편 도로변에 주차시키고 내려서 본 뒷산 풍경

죽천 바다가 보이는 확트인 지대라서 그런지 평소에도 바람이 유별나게 세차게 느껴지는곳

소나무 위에 남아있는 하얀색 함박눈이 아니라서 그랬을까 밀가루를 뿌려놓은것 같았다.

조금더 많은 눈이 내려 쌓였더라면 그 시간에 난 집앞에 도착하지 않았을것이다.

가까운 곳에도 노송들이 우거진곳 솔가지 부러지도록 쌓인 눈구경 하고 들어 왔을테니까 ~ 허허허

 

 촬영일 : 2011년 2월 12일 토요일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