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송이풀
애기송이풀
학명 : Pedicularis ishidoyana Koidz. & Ohwi
애기송이풀은 광합성으로 영양분을 만들면서 다른 식물에게서 영양분과 수분을 얻기도 하는 반기생성 식물이다.
송이풀 종류는 해발 2,000m 이상의 고지대에서 자라는 대표적 고산식물인데, 특이하게도 애기송이풀은 저지대의 계곡 주변에서 자란다.
우리나라 특산식물로 전국의 자생지가 10여 곳만 남았을 정도로 희귀하지만, 계곡 주변 개발과 불법 채취로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잎은 1회우상복엽으로서 우상은 대가 없으며 긴 타원형 또는 피침형이고 우상으로 다시 중열되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고
엽병은 길이 10-15cm이다. 4월에 개화하며 연한 홍자색으로서 밑부분에서 나오고 꽃자루는 길이 6cm이며 꽃받침은 긴 통형이고
겉에 5맥과 더불어 잔털이 있으며 끝이 5개로 갈라지고 열편은 거꿀피침모양 또는 선형으로서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으며 판통 길이의 1/3 정도이다.
꽃부리는 양순형으로서 상순은 활처럼 앞으로 굽고 끝이 약간 파진 듯하며 하순은 3개로 갈라지고 모두 끝이 둥글며 거꿀달걀모양이고 가장자리에
털이 산생한다.
아끼고 보살펴야 할 우리 특산식물
애기송이풀은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특산식물(고유식물)이다. 애기송이풀과 가까운 친척들은 동유럽과 중국에 멀리 떨어져서 분포한다.
따라서 애기송이풀이 한반도에 어떻게 들어와서 지금까지 살아남았는지 알아본다면, 과거에 식물들이 퍼져나간 경로를 추적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애기송이풀은 경기, 충북, 강원, 경북, 경남 등지의 약 10여 곳에서만 자생지가 확인되고 있어, 2012년에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II급으로
지정되어 법적으로 보호받고 있다. 그러나 애기송이풀이 사는 곳이 사람들이 접근하기 쉬운 저지대 계곡 주변이다 보니 각종 개발로 서식지가
파괴되기 싶다. 예를 들어 계곡마다 방갈로나 펜션 같은 숙박시설이나 전원주택이 들어서고 있고, 그와 함께 도로를 확장하고, 농경지에 물을 대려고
농수로를 설치하면서 계곡 주변 환경이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
식민지배의 아픈 흔적, 애기송이풀의 학명 이야기
애기송이풀은 1936년 5월 17일 경기도 개성의 천마산에서 일본학자 이시도야 츠토무(石戶谷勉)가 채집한 표본을 근거로 이듬해인 1937년에 쿄토대
식물학 교수이던 고이즈미 겐이치(小泉源一)와 그 제자인 오오이 지사부로(大井次三郎)라는 두 학자가 공동으로 처음 학계에 알렸다.
두 학자는 발견자를 기념해 애기송이풀의 학명에 이시도야(P. ishidoyana)라는 이름을 붙였다. 애기송이풀의 학명에 이시도야(ishidoyana)라는
이름이 붙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 논문을 발표한 일본학자들이 채집자를 기념하기 위해 이름을 그렇게 붙인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최초의 식물분류학자로 알려진 정태현(鄭台鉉, 1882~1971) 선생 역시 1956년에 애기송이풀을 페디쿨라리스 송도엔시스(P. songdoensis)라는 학명으로 별도로 발표했다. 송도(松都)는 개성의 다른 이름으로, 송도엔시스는 송도에서 발견되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학명은 먼저 정당하게 발표된 것을 쓰는
것이 국제적인 약속이기 때문에 애기송이풀의 학명은 일본학자들이 지은 페디쿨라리스 이시도야나(P. ishidoyana)로 쓰고 있다.
우리나라 식물들의 학명은 1900년대 초 일본인 학자들이 붙인 경우가 대부분이기에 일본인 학자나 유명 인사의 이름이 학명에 들어간 종들이 종종 있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 특산속인 금강초롱꽃은 아예 속명이 조선총독부 초대공사였던 하나부사 요시모토(花房義質, 1842~1917)의 이름이 들어간 하나부사야(Hanabusaya)이다.
촬영일 : 2019년 04월 21일(일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