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생 식물(水生植物) 사마귀풀과 벗풀
사마귀풀 / 학명: Aneilema keisak
외떡잎식물 분질배유목 닭의장풀과의 한해살이풀.
한해살이풀로 줄기의 단면이 원주형이고, 1줄로 털이 돋아나 있다. 땅 위를 기면서 마디에서 뿌리내리고, 홍자색을 띠는
연한 녹색이며, 식물체 전체가 다육질이다.
잎은어긋나며, 좁은 창끝모양(披針形)으로 줄기를 감싸는 잎집(葉鞘)이 있다.
꽃은 8~9월에 줄기 끝(先端)이나 각 잎겨드랑이(葉腋)에서 담홍색 꽃이 1개씩 핀다(單生).
일일화(一日花)이며, 모인꽃 싼잎(總苞)이 없고, 꽃잎은 3개다. 수술 6개 중에서 3개가 꽃가루를 만들어 내고,
3개는 가짜 수술이며 길이도 짧다.
열매는 캡슐열매(蒴果)로 타원형이며, 열매줄기(果莖)가 밑으로 굽어 아래로 향하며, 종자가 5~6개 들어 있다.
사마귀풀은 전형적인 논 잡초로 닭의장풀과(Commelinaceae)에 속하는 한해살이다.
이름은 식물체를 짓이겨 즙을 내어 바르면 사마귀가 제거된다고 해서 붙여진 한자명(疣草, 우초)이나
일본명 이보구사(疣草)와 그 유래가 같다. 식물체 전체가 다육질이기 때문에 짓이기면 즙이 많이 생긴다.
모내기철에 발아해 줄기가 지표면을 누워 기면서 퍼져나가며, 마디에서 뿌리를 내려 순식간에 무리를 만든다.
특히 5~6월 물깊이 2~3cm 이하일 경우가 며칠만 지속되면 그런 현상이 두드러진다.
사마귀풀은 온난한 입지를 좋아하기 때문에 남부지방일수록 출현빈도가 증가하며, 추운 만주지방에서는 희귀한 종이다.
호남지방에서는 담수직파(淡水直播)한 논에서 가장 출현빈도가 높은 종이 사마귀풀이라고 한다.
한해살이가 다 그렇듯, 종자의 휴면성이 있기 때문에 화학 제초제로 제거하는 것은 일시적 효과일 뿐, 이들은 결코
물러서지 않는다. 사마귀풀은 잎짬에서 생겨난 가늘고 긴 꽃자루에 꽃이 1개 달리며, 하루 동안만 꽃이 피는 일일화다.
수술이 6개지만, 꽃잎 숫자만큼 수술 3개만이 꽃가루를 생산한다. 그래도 장마가 지나면 집단의 크기는 엄청나게 커져서
8, 9월에는 수많은 꽃을 만든다. 닭의장풀과 똑같이 장마시기를 이용한 번식전략이지만, 꽃에 모인꽃싼잎(總苞, eilema)이
없다(an 또는 aneu). 닭의장풀과 다른 속명을 채택하는 이유인데, 속명 아네일레마(Aneilema)는 그것으로부터 비롯한다.
벗풀 / 학명: Sagittaria trifolia L.
여러해살이풀로 땅속줄기(地下莖)에서 달리는 줄기(走出枝)를 뻗고, 끝에 덩이줄기(塊莖)가 발달한다.
(비교: 보풀은 달리는 줄기가 없다.)
침수성 어린잎은 선형이며, 긴 잎자루의 잎은 화살형이고, 잎줄(葉脈)이 3쌍 내외다.
(비교: 보풀은 보통 좁은 잎으로 잎줄(葉脈)이 주로 1쌍이고, 특히 달리는 줄기 대신에
잎자루 아래 잎겨드랑이에 작고 둥근 구슬눈(小球芽)이 많다.)
꽃은 7~9월에 백색으로 피며, 꽃잎 3장이 돌려난다(輪生). 암수한그루(雌雄同株)로 수꽃 아래에 암꽃이 위치하며,
암꽃은 일일화(一日花)다. 여윈열매(瘦果)로 편평하고 넓은 날개가 있으며, 수산포(水散布)한다.
벗풀은 늦여름이 되면 땅속줄기(地下莖)의 달리는 줄기(走出枝) 끝부분(先端)에 덩이줄기(塊莖)가 발달한다. 보
풀(Sagittaria aginashi)은 그러한 주출지(走出枝)가 없고, 잎자루 아래 잎겨드랑이(葉腋) 부분에 구슬눈(球芽)이
발달하기 때문에 쉽게 구분할 수 있다.
하지만 벗풀은 보풀과 재배종인 쇠귀나물(Sagittaria trifolia var. edulis)의 중간 형태를 보여, 서식처 생육 조건에 따라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한글명 벗풀은 발음에서 보풀인지 벗풀인지 정확하게 구분하기가 쉽지 않은데, 초기 한국
식물분류학에 종사한 일본인에게는 더욱 어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벗풀의 한글 기재는 1921년 모리(森)에 의해 이루어진 바가 있으나, 보풀의 한글 기재는 그 이후 1937년에 정태현 등에 의해
기재되었다. 벗풀이건 보풀이건 20세기 이전의 기록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잎 모양이 완전히 가위처럼 생긴 것으로부터
한자 전도초(剪刀草)가 벗풀이 아닐까 싶다. 그런데 전도초(剪刀草)를 잎이 가위처럼 생기지도 않은 올미에 대응시키고
자고초(慈姑草)라 하면서 재배했다는 기록도 있다. 오늘날 벗풀이라고 부르는 종은 본래 올미라는 이름으로 불렀고, 그렇게도
기재되었던 것이다.
잎끝이 제비 꼬리(燕尾)처럼 갈라졌으니 식물체 외견상으로도 벗풀은 재배할만한 식물처럼 느껴진다.
벗풀을 자고초(慈姑草)라 한다면, 올미는 야생하는 자고(慈姑) 즉 야자고(野慈姑)다. 야생하는 오리(鳧)의 양식(糧食)이
올미이고, 사람의 벗이 벗풀이라는 등식이 성립할 수 있다.
촬영일: 2017년 09월 16일(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