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들은 왜 차가운 겨울바다에 뛰어드는가
바짝 얼어붙고 찬바람이 살을 에인듯한 한파가 몰아 닥친후
어제 오후부턴 조금씩 누그러진듯 한 토요일 오후
잉크빛 바다 물결 바라만 보아도 추위가 느껴질듯 한데
오뉴월 삼복더위에 피서온 사람들도 아니었다.
극한(極寒)의 레포츠를 만끽 하려고 차가운 겨울 바다에 뛰어든 사람들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휴일도 반납 한 채 군사훈련을 하고 있는 해병대도 아니었다.
그들은 다만 오늘날 우리에게 밀어닥친 위기와 맞서고 살아남기 위하여
누구나 할 수 없을것만 같은 차가운 겨울바다에 뛰어들었던 것이었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일까?
새해 들어 오면서 휴일날 아침일찍
어디론가 훌쩍 뛰쳐 나가던 습관들이 바뀌어 가는 것일까?
지난달 설 연휴 첫째날 이어 오늘이 두번째 였다.
어제 까지만 해도 내일쯤 그러니까 바로 오늘이었다.
꽁꽁 얼어붙은 내연산 계곡 얼음이라도 구경갈까
아니면 청송 얼음골을 거쳐 우리 모두의 고향동네
한절골 얼음축제장이라도 한바퀴 휙 돌아보고 올까 하면서
이리 저리 머리 굴리고도 있었다.
하지만 이른아침 하늘은 그다지 쾌청하지를 않았다.
구름으로 덮힌듯 찌뿌등한 날씨일것 같아서 그대로 집안에 들어 앉아 있었는데
한나절이 지날무렵 제안이 들어왔다.
어디 나가지 않을 것이라면 가까운곳 오일장이라도 돌아보자는 것이었다.
언듯 아! 벌써 내일이 정월대보름인가
그래서 오곡 나물이라도 준비 하려는가 보다 하면서
인근 오일장을 거쳐 돌아 오면서 바닷길을 잡고 칠포로 향했다.
집안에 하루종일 갇혀 있는것 보다는 훨씬 상쾌한 기분
칠포 해수욕장 넓은 광장을 한바퀴 휙 돌고 나오려는데
엊그제 보다는 한결 누그러진 날씨 였지만 물가에 정렬해 모여앉은 젊은이들이 보였다.
난 혼잣말로 저누무 짜쓱들 이 추운날에 보트타고 훈련중인갑다 하면서
해병대원들인줄 알고 막다른 백사장길 돌아 나오려는데
갑자기 그 무리들이 보이질 않았다.
시동을 켜 둔채 혼자내려서 가까이 가보았다.
조금전 까지 정렬해 모여있던 그 젊은이들은 고래 고래 소리 지르며 저마다 보트를 저어
그 넓고 차가운 잉크빛 바다를 향해 모두가 뛰어 들어갔던 것이었다.
지난 여름 난생처음 직장에서 실시한 행사로
봉화 이나리강 레프팅에 참가해본적이 있었다.
여름 날 이었지만 처음 들어갈때 움찔하게 느껴지던 그차가운 강물이 생각났다.
여름도 아닌 한겨울 차가운 바닷물에 뛰어든 저들은 누구일까
그것이 더 궁금했던것이다.
밖에서 사진촬영을 하고 있던 행사요원에게 물어보았다.
학생들입니까? 라고
아닙니다 성인 입니다 라는 대답에 다시 되물어 보았다.
직장에서 왔습니까? 라고 했더니 현대중공업 신입사원들입니다 라는 대답을 들을수가 있었다.
아! 그랬구나 ~
나 또한 직장생활 할만큼 해 보았으니 저들의 의도가 무엇인지
궁극적인 목표가 무엇인지는 더 이상 설명이 필요할것 같지가 않았다.
대기업 그냥 대기업으로 불리우는것이 아니었음을
기초부터 튼튼히 다져지고있는 현장을 바라보면서 오늘날 우리에게 밀어닥친 위기를 극복하고
단순한 생존경쟁 삶의 몸부림이 아닌 차가운 겨울바다에 뛰어든 저 젊은이들이
바로 우리의 앞날의 희망이고 우리의 든든한 아들들인 것이었다.
2012년 2월 4일 토요일